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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든 가을, 고창 선운사 꽃무릇축제 현장 후기

by ohyju3277 2025. 8. 22.

가을만 되면 꼭 가보고 싶은 꽃축제 중 하나가 바로 고창 선운사 꽃무릇축제, 흔히 상사화축제라 불리는 곳입니다. 이름처럼 붉게 물든 꽃무릇이 산사 주변을 가득 채우며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죠. 저는 올해 처음으로 이 축제를 다녀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웠고 또 마음 깊이 울림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때의 경험을 후기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선운사 입구에서 마주한 붉은 물결

선운사에 도착했을 때, 아직 절 앞마당이 보이지도 않았는데 벌써 붉은빛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길가 양옆으로 꽃무릇이 줄지어 서 있는데, 햇살에 비치니 붉은빛이 은은하게 퍼지더군요. 마치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느낌이었어요.

입구 쪽으로 들어가자마자 사람들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들렸습니다. "와, 진짜 예쁘다" "이게 다 꽃무릇이야?" 하는 소리가 가득했고, 저도 속으로 감탄사를 연발했죠.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니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특히 선운사 주변 계곡을 따라 길게 이어진 꽃무릇 군락지는 정말 장관이었어요. 붉은 꽃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서,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그림 같은 사진이 나왔습니다.

꽃무릇이 가진 특유의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날 수 없다는 ‘상사화(相思花)’라는 이름처럼, 절정의 아름다움 속에 아련한 슬픔이 함께 느껴지더군요. 그 때문인지 단순히 화려하다기보다, 묘하게 마음을 울리는 풍경이었어요.

사람들 속에서 즐긴 축제의 열기

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선운사 주변은 정말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가족 단위 여행객부터 친구들, 커플, 그리고 사진 동호회 분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꽃밭 사이에 삼삼오오 모여 있었습니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전문 카메라로 촬영하는 분들도 많았는데, 그만큼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명소라는 뜻이겠죠.

저는 친구와 함께 천천히 꽃길을 걸었습니다. 길 곳곳마다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 잠시 멈춰 서서 사진을 남기기 좋았습니다. 붉은 꽃무릇 사이에 놓인 나무다리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특히 마음에 들었는데, 보는 사람마다 "엽서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축제장에는 먹거리 부스와 지역 특산품을 파는 장터도 열려 있었습니다. 고창 하면 빠질 수 없는 장어구이도 있었고, 따끈한 전과 막걸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콤한 간식까지 다양했어요. 꽃을 보고 난 뒤 간단히 먹거리를 즐기니 소풍 온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고창 상사화축제를 더 즐기는 팁

이번에 다녀와 보니 몇 가지 팁을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요.

  • 방문 시기는 반드시 체크하세요. 꽃무릇은 피는 시기가 짧아 절정의 시기를 놓치면 아쉬움이 큽니다. 저는 9월 중순쯤 다녀왔는데, 붉은 꽃이 절정을 이루며 가장 아름다울 때였어요.
  • 아침에 방문하는 걸 추천합니다. 낮보다 오전 햇살이 부드럽게 꽃밭을 비추면서 붉은빛이 더 선명하고 몽환적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사람도 상대적으로 적어 한적하게 즐길 수 있죠.
  • 옷차림도 중요한데, 꽃무릇의 붉은 배경과 대비되는 흰색이나 밝은 색 옷을 입으면 사진이 정말 잘 나옵니다. 저도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갔는데, 붉은 꽃밭 속에서 사진이 유난히 돋보였어요.
  • 선운사는 단순히 꽃만 보는 곳이 아니라 사찰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꽃밭을 다 둘러본 후에는 선운사 경내를 잠시 돌아보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습니다.

올해 처음 찾은 고창 선운사 꽃무릇축제(상사화축제)는 그야말로 붉게 물든 가을의 절정을 보여주는 시간이었습니다. 화려하지만 덧없고, 아름답지만 아련한 상사화의 매력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감동을 주었습니다. 붉은 꽃길을 걸으며 친구와 나눈 대화, 사진으로 남긴 순간들, 그리고 선운사의 고즈넉한 풍경까지 모두가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가을에 어디를 갈지 고민하고 계시다면, 꼭 한 번 고창 선운사 상사화축제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여러분도 잊지 못할 가을의 순간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