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거제 근포땅굴 여행후기(여름휴가, 힐링, 역사탐방)

by ohyju3277 2025. 8. 27.

올여름 국내여행지로 거제를 선택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가 바로 ‘근포땅굴’이었습니다.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라 여행을 넘어선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는데요. 오늘은 제가 직접 다녀온 거제 근포땅굴 여행 후기를 자세히 공유해 보겠습니다.

 

여름휴가로 찾은 거제, 근포땅굴 첫인상

여름휴가를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가족과 함께 바다 풍경이 아름다운 거제를 선택했습니다. 거제는 바다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역사와 문화가 깃든 장소가 많더라고요. 그중에서도 ‘근포땅굴’은 인터넷 후기에서 강력 추천을 받았던 곳이라 여행 코스에 넣었습니다. 처음 근포땅굴 입구에 도착했을 때는 생각보다 소박한 분위기라 큰 기대를 안 했는데, 막상 안으로 들어가니 공기가 달라졌습니다. 땅속 특유의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면서, 한순간에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여름 더위가 가득했던 날씨와 달리, 땅굴 속은 시원하다 못해 오싹한 기운까지 전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땅굴 내부 벽면에 남아 있는 흔적들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로 동원된 사람들이 손으로 파내려갔다고 생각하니, 단순한 돌벽이 아니라 누군가의 땀과 고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증거처럼 보였죠. 아이들과 함께 갔는데, 아이들도 잠시 장난을 멈추고 진지한 얼굴로 설명을 듣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근포땅굴은 단순히 ‘구경거리’가 아니라, 과거를 마주하는 배움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행의 시작을 가볍게 웃고 즐기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 울림을 주는 경험으로 시작할 수 있었죠.

힐링과 역사, 두 가지 경험을 동시에

사실 여행이라고 하면 주로 맛집이나 자연 풍경 위주로만 떠올렸는데, 근포땅굴은 조금 다른 의미를 안겨주었습니다. 땅굴을 걷다 보면 곳곳에 안내문과 전시물이 설치되어 있어 당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강제로 동원된 노동자들의 사진, 당시 사용된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어 단순한 통로 이상의 느낌을 주었습니다.

무거운 역사적 사실을 접하는 와중에도 땅굴 안은 묘하게 힐링의 공간처럼 다가왔습니다. 그 이유는 땅굴 특유의 차가운 공기 덕분이기도 하지만, 어둡고 조용한 공간에서 오롯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대 사회를 살면서 늘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추어 과거와 현재를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순간이었죠.

거제라는 도시는 푸른 바다와 해안 도로로 유명하지만, 이런 숨은 역사 명소까지 품고 있다는 게 참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라면 단순히 ‘재밌었다’라는 감정이 아니라 ‘왜 이런 일이 있었을까’라는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교육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우리 가족은 땅굴을 나오자마자 근처 카페에 앉아 역사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이런 대화 자체가 힐링이자 가족 여행의 진짜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사탐방으로서의 의미와 남은 여운

근포땅굴을 여행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기억해야 할 가치’였습니다. 단순히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마주할 수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꼭 한 번쯤은 방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제 근포땅굴은 규모가 아주 거대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 소박함 속에서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화려하게 꾸며진 전시관과는 달리, 실제 그 시절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기 때문에 더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다녀온 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땅굴 안에서 느꼈던 차가운 공기와 묵직한 울림은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현장을 지키고 계신 해설사분들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냥 지나치면 몰랐을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훨씬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었죠. 특히 아이들에게는 교과서 속에서만 보던 내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경험이 되었기 때문에, 여행 이상의 배움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근포땅굴을 다녀온 후 다시 해안도로를 달리며 본 거제의 바다는 유난히 더 푸르고 자유롭게 느껴졌습니다.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더 소중하게 다가온 것이죠.

거제 근포땅굴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역사를 배우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여름휴가 중 잠시 들른 곳이었지만, 그곳에서 느낀 울림은 오래도록 남아 있습니다. 거제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바다와 섬 풍경뿐 아니라 근포땅굴도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단순한 관광을 넘어,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의미를 찾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